9.풀잎 - 방의경
한밤이 다가서며 어둠에 묻혀도
이 사람 걷는 길은 밝혀 있으리니
길가에 돌멩이라 설움을 말해도
정다운 눈빛 속에 곱게 잠드리라
새벽을 깨우며 아침이 떠오르면
아가 잠 깨듯이 꿈에서 깨었어라
한낮에 태양도 이 몸을 못 태우리니
들 위에 희게 핀 한 송이 꽃이어라
돌아가는 발길도 행복이 고이고
시달리는 바람에도 그 몸은 섰으리니
산 위에 올랐어도 하늘과 같고
땅 위에 돋아나는 풀잎 이어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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